7월 7일. 토룡이 91일 차. 아기에게 처음으로 뽀뽀를 했다. 너무너무 해주고 싶었지만 보건소 구강 교육에서 엄마 아빠 뽀뽀로 충치가 옮는다기에 연약한 아기에게 엄마의 질병이 옮겨갈까 걱정돼 얼굴을 만지는 것 조차 조심스러웠다. 생각해 보니 아기에게 처음 사랑한다 말했던 날은 24일 차, 조리원에서 퇴소한 지 5일째 되던 날이었다. 예상보다 고된 육아와 수면부족에 정신을 못 차리던 날 새벽 수유 중이었다. 너무 힘들어 정말 딱 죽을 것 같았는데, 왠지 말해 주어야 할 것 같았다. 엄마는 너를 사랑한다고 너를 위해서 희생할 수 있다고.
이제는 새벽 수유가 힘들지만은 않다. 횟수도 많이 줄었고 능숙해지기도 했고. 아기를 안고 있음이 안정감을 준다. 졸면서 밥을 먹다 속이 안 좋아 갑자기 울음을 터뜨려 버리는 너도. 배가 꽉 차 헥헥 거리며 내 품에 안겨 자다가 혼자 울고 웃는 너도. 예쁘고 사랑스럽다.
오로지 나에게 기대어 있는 아기를 보면 언제 커서 사람이 되나 싶다가도 훌쩍 커서 내 품을 떠나버리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 든다.
모성애가 선천적인 건 아니라해도 나에겐 있을 줄 알았다. 조리원에서 마주한 아기는 마냥 신기하고 조심스러웠고, 퇴소하고 한 달 가량은 날 힘들게 하는 아기에게 별다른 감정이 생기지 않았다. 그러다 아기가 아프자 전부 내 탓인 것 같은 미안함이 들었고 이후 사람을 보고 생긋생긋 웃기 시작하는 아기가 예뻐 보였다. 또 다시 한 달이 지나 단유를 하며 여유가 생기자 아기가 보이기 시작했다. 모든 행동이 사랑스러웠고 힘들다는 생각이 사라졌다. 이렇게 하루하루가 쌓여 널 너무나도 사랑하는 내가 되어 있겠지.
아기 금방 크는데 싶어 옷도 장난감도 사지 않았던 나인데 지금은 매일 같이 아기 책과 장난감을 들여다보고 택배가 쌓여간다. 잘 놀아주고 잘 가르치고 많이 기대하지 않는 좋은 성품의 엄마가 될 자신은 없지만 널 많이 사랑하는 엄마가 될 준비 중이란다.
사랑한다 아가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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